조직의 언어와 온보딩: 개념 체계로서의 인터페이스
에세이 2020. 04. 11.
조직에 새로 합류한 사람이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업무 자체가 어려워서라기보다, 조직이 사용하는 언어와 개념 체계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회의에서 오가는 은어와 관용구, 암묵적인 의사결정 기준은 모두 조직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온 사고방식의 압축본이다.
컴퓨터 아키텍처에서 ISA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계약 역할을 하듯, 조직에도 비슷한 인터페이스가 존재한다. 좋은 온보딩은 모든 세부사항을 설명하려고 하기보다, 조직이 어떤 개념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어떤 원칙으로 판단하는지를 먼저 전달한다. 그러면 구성원은 개별 규칙을 외우지 않아도 새로운 상황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온보딩 패킷은 단순한 업무 매뉴얼이 아니라 조직의 철학을 담은 문서에 가깝다. 철학이 명확할수록 규칙은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구성원은 조직의 언어를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