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ention Is All You Need, Too

에세이 2026. 06. 11.

거대언어모델(LLM)과 마주 앉아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다 보면 분명히 알게 되는 점이 있다. 이 기계는 본질적으로 사방으로 흩어지는 발산형 기계라는 사실이다. 질문을 던지면 제어 장치 없이 생각을 넓혀가는데, 그 끝은 대개 무질서한 팽창으로 귀결된다. 통제력을 잃고 날뛰는 기계에 어떻게든 튼튼한 목줄을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고삐를 죄지 않으면 맥락을 놓치고 금세 엉뚱한 길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출력을 억누르고 제약을 가하는 목줄만으로, 이 걷잡을 수 없이 발산하는 지능을 제대로 길들일 수 있을까.

LLM이 처음 등장했을 때 대다수는 그저 지능의 크기가 얼마나 커질지에 주목했다. 모델이 거대해지고 매개변수가 늘어나면서 일어날 지능의 비약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성숙해질수록 실질적인 병목은 모델의 연산 용량이 미치지 못하는 탓보다, 전혀 다른 지점에서 선명히 드러났다. 문맥을 놓치거나 프로젝트를 바꿀 때 기억이 끊어지고, 정보의 경중을 가리지 못하며, 엉뚱한 작업에 컴퓨터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들이 그렇다. 이는 지능의 절대적 부족에서 오기보다, 연산의 대상을 제어하고 조율할 상위 시스템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양상은 인간이 생산성을 내지 못하고 정체되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인간 지능이 한계를 드러내는 것은 대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라기보다, 인지적 자원을 엉뚱한 곳에 쓰기 때문이다. 중요한 정보를 흘려보내고, 결정적인 신호를 무시하며, 쓸데없는 일에 몰두하는 병목 현상은 사고력 그 자체보다 주의력을 비효율적으로 나누어 쓰는 데서 온다. 지능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만드는 핵심 변수는 타고난 연산 용량이 아닌, 인지적 자원을 조율하는 통제력에 있다.

현재의 LLM은 묻고 답하는(Request-Response) 정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다. 외부에서 질문이 들어올 때만 깨어나고, 계산이 끝나면 다시 잠드는 식이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스스로 작동하는 자율적 에이전트로 진화할수록, 시스템의 화두는 지능의 스케일에서 밀려드는 자극을 어떻게 선택적으로 통제할 것인가로 옮겨간다. 사소한 자극 하나하나에 매번 반응하는 시스템은 연산의 혼란에 빠지고 엄청난 비용 장벽에 가로막힐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연산의 실질적 가치는 계산의 정교함 그 자체보다, 그 계산을 켜고 끄는 필터링 조건의 정밀도에 달려 있다.

미래의 에이전트 구동 환경에서 ‘주의력 관리자(Attention Manager)‘가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필요한 자극을 알아서 거르고, 목표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꼭 필요한 정보만을 작업 메모리에 올려두는 구조가 시스템의 안정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는 방대한 정보를 무작정 나누기보다, 고도로 압축된 규칙과 한정된 인지 자원을 나누어 쓰며 협력하는 인간 사회의 작동 방식과도 닮았다. 지능의 고도화는 지식을 무제한으로 축적하는 과정이라기보다, 불필요한 노이즈를 비워내며 사유의 경계를 세우는 조절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Attention Is All You Need’라는 명제는 단순히 인공신경망의 수학적 공식을 넘어, 모든 지적 시스템이 마주하는 가장 귀한 자원인 ‘인지 제어권’의 근본 원리를 관통한다. 만약 모든 지적 시스템의 생존이 비본질적인 것을 지워내는 ‘소거와 망각’에 달려 있다면, 고도화의 끝에서 마주할 최종 지능의 풍경은 소음이 아닌 완벽한 정적에 가까운 형태가 아닐까?

사유의 확장: AI가 제안하는 연결고리

이 블로그의 연관 생각
대화 2026. 06. 12.

경험의 압축과 프레임 전환의 기술

“두 글은 개별 지능의 뛰어남보다 주의 집중을 조율하는 고차원적 프레임과 제약 조건을 설정하는 시스템이 생산성의 실질적 병목임을 이야기합니다.”

인터넷 지식의 바다로 확장하기
🌐 EXTERNAL ARTICLE ↗

Cognitive load

“한정된 인간 주의력의 임계 상황과 멀티태스킹 과정에서의 인지적 전환 비용을 정교한 인지 이론으로 뒷받침합니다.”

🌐 EXTERNAL ARTICLE ↗

Executive functions

“지능을 넘어 생각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행동을 제어하는 인간 두뇌 실행 제어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